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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북스]주역의 시간

선비가라사대 2021. 1. 3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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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시간은 주역이라는 학문을 우리가 보기 편하게 해설한 책이다.

부제로 하루 1페이지라는 설명처럼, 주역의 내용을 365일로 나눠서 볼 수 있게 편집을 해놨다.

본문의 페이지는 365장이 넘어간다.

먼저 페이지에 해당하는 주역의 내용에 대한 요약 제목을 적어놓고 그 아래로 차례대로 원문의 번역, 원문 내용, 해당하는 내용이 실린 주역 그리고 저자의 해석이 이어진다.

 

 

그 뒤에 이어지는 ‘1+1 하루를 두 배로 사는 인생독본이라는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말, 명언 같은 류의 글이 이어지는데, 이런 걸 넣은 이유를 모르겠다. 본문의 내용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완전히 생뚱맞은 내용에 책을 읽는 것에 흐름마저도 끊어놓는다.

주역 자체를 365일로 토막을 쳐야 하다 보니 1페이지에 넣을 내용이 너무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그 부분을 메꾸기 위해 집어넣은 거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책의 질적 수준만 떨어뜨린다.

그리고 학문적인 주역뿐 아니라 점술을 치는 주역에 대해서도 알고 싶거나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점술을 치는 부분에 활용하는 주역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점술 쪽과 연관된 주역의 내용 서괘전’, ‘설괘전’, ‘잡괘전을 실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주역을 완벽하게 알고자 한다면 이 책으로는 안 된다.

‘1+1 하루를 두 배로 사는 인생독본이거 다 쳐내고 점술 치는 주역을 실었다면 책이 두 배는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점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도 끌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지 않는 내용이 이것만이 아니다.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건위천으로 예를 들자면, 건위천으로 시작하여 건위천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룬 뒤에 이후에는 곤위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건위천의 내용은 책의 페이지 곳곳에 퍼즐처럼 뿌려져 있고 이마저도 주역의 본문에서 저자가 발췌하여 작성한 것이기에 전문이 실려있다는 보장도 없고 알기도 어렵다. 그래서 마지막에 저자는 더욱 상세한 것은 주역 전문서를 참고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원문 그대로 다루고 있지 않고 저자의 짜깁기가 들어가 있다.

짜깁기가 어떻게 되어 있냐면, 건위천의 본문 내용 중 건원형리정에서 가져온 내용이 다음과 같다.

 

元者善之長也(원자선지장야) : 원은 선의 어른이요,

亨者嘉之會也(형자가지회야) : 형은 아름다움의 모임이요,

利者義之和也(리자의지화야) : 이는 의의 화함이요,

貞者事之幹也(정자사지간야) : 정은 일을 주장함이다.

君子體仁(군자체인) : 군자는 인을 체득함이

足以長人(족이장인) : 족히 사람의 어른이며

嘉會足以合禮(가회족이합례) : 모임을 아름답게함이 족히 예에 합하며,

利物足以和義(리물족이화의) : 물건을 이롭게 함이 족히 화합하여,

貞固足以幹事(정고족이간사) : 바르고 굳셈이 족히 일을 주장함이니,

君子行此四德者(군자행차사덕자) : 군자는 이 네가지 덕을 행한다.

故曰乾元亨利貞(고왈건원형리정) : 그러므로 원형이정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 순서를 다음과 같이 짜깁기를 했다.

 

건원형리정(乾元亨利貞) 11page.

원자선지장야(元者善之長也) 군자체인(君子體仁) 족이장인(足以長人) 12page.

원은 선의 으뜸이다. 군자는 인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족히 남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형자가지회야(亨者嘉之會也) 가회족이합례(嘉會足以合禮) 13page.

형은 기꺼운 모임이다. 모임을 기꺼이 갖는 것이 예에 족히 합치하는 것이다.

리자의지화야(利者義之和也) 리물족이화의(利物足以和義) 14page.

이는 의에 화하는 것이다. 물건을 이롭게 함이 족히 의에 조화되는 것이다.

정자사지간야(貞者事之幹也) 정고족이간사(貞固足以幹事) 15page.

 

그리고 같은 건위천 의 내용이라도 순서와 상관없이 책에 실었기에, 어느 내용이 먼저 적혀 있었고 나중에 실려있는지를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이건 게임이야...”

 

이런 걸 보면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어쩌라고?’

 

하지만 인생의 아름다워라는 영화에서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간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위 대사를 본다면, 전혀 다르게 와닿는 말이 된다. 주역의 내용에 관해서 설명하는 전체에서 한 구절만 꺼내서 보여주는 만큼, 모르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아리송하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무수히 많은 한자에서 천자를 간추려 4자씩 250구절의 시가 되도록 지은 것처럼,

주역이라는 전체 내용에서 달마다 주제에 맞게 주역의 내용을 가져와 책을 구성한 것에서 저자의 주역 공부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이 책을 통해 주역을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의 처지에서는 좋은 구성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주역이라는 것이 어떤 이야기인지에 대헤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읽기에는 무리 없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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