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이야기
삼십육계 : 16. 욕금고종(欲擒姑縱) -공전계(攻戰計) 본문
제16 計 욕금고종(欲擒姑縱) : 잡으려면 먼저 주어라.
병법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궁지에 몰린 적은 쫓지 마라!(궁구막추(窮寇莫追<손자 - 군쟁편>)’는 격언이 있다. 이 전술은 실제로 상대방을 추격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적의 상황을 지켜보란 이야기다. 상대방이 궁지에 몰리고 급박해 지면 그들은 막다른 골목에 처한 심정으로 목숨을 걸고 반격을 할 수가 있다. 이럴 때는 한발 짝 물러서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패배감을 느끼게 하고 투지가 꺾이게 만든 후에 다시 기회를 봐서 공격하면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은 추격당해 퇴로가 막히면 맹렬한 반격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줄기 활로를 터 주면, 오히려 그 기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추격할 때는 적을 바싹 뒤쫓기만 해야지 추월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적으로 하여금 체력을 소모하도록 하고 그 투지를 약화시켜 병력이 분산되는 틈을 타서 체포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용병을 한다면 유혈을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괘의 원리로서 적에게 한줄기 희망을 주는 방법이다.
이와 유사한 전술이 손자병법에도 나온다.
‘포위된 적의 병력은 반드시 도망갈 길을 터 주어야 한다(圍師必闕).’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는 다음과 이야기가 있다.
“상대방을 약(弱)하게 만들려면 반드시 먼저 강(强)하게 만드십시오. 상대방을 폐기(廢)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흥(興)하게 하십시오. 상대방에게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주십시오. 이것을 은밀한 현명함(微明)이라고 합니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결국은 딱딱하고 강한 것을 이기게 됩니다.(도덕경 36장)”
욕금고종(欲擒姑縱)의 병법 16계(計)는 이런 노자의 생각을 잘 반영한 전술이다. ‘잡고(擒) 싶으면(欲) 먼저(姑) 놓아주어라(縱)!’는 뜻의 욕금고종(欲擒姑縱) 병법에서 금(擒)은 목적이고 종(縱)은 방법이다. 결국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먼저 놓아주어야 한다는 철학적 의미가 담겨있다.
1. 칠종칠금
제갈공명이 남만(南蠻)의 두목 맹획(孟獲)을 일곱 번 놓아주고 일곱 번 잡아들인 칠종칠금(七縱七擒)의 고사는 이 전술을 응용한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복종시키기 위하여 제갈공명은 맹획을 7번이나 놓아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다. 남만 부족들의 신망을 가지고 있는 맹획의 마음을 진심으로 얻지 못하면 천하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제갈공명은 더 큰 것을 얻기 위하여 작은 것을 놓아 줄줄 아는 욕금고종(欲擒姑縱)의 전술을 사용하였다.
결국 맹획은 제갈공명에게 진심으로 복종하고 그의 충실한 후원자가 되었다. 만약 제갈공명이 맹획을 붙잡아두고 풀어주지 않았다면 그를 따르는 남만의 여러 부족들과 수많은 전투를 치러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방의 국경이 늘 시끄러웠을 것이고 결국 북쪽의 조조나 동쪽의 손권과 자유롭게 전쟁을 치르지 못했을 것이다.
2. 현대에서 적용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착오 중에 하나가 집착과 애착이다. 놓으면 잃어버릴 것이라는 조바심에 더욱 굳게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세게 잡으면 잡을수록 나에게서 멀어진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완전히 얻으려면 먼저 놓아야 한다. 이 전술은 미래를 볼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당장 자신이 가진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은 결코 이 전술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쉽게 사용하지도 못한다. 주먹을 꽉 쥐고 놓지 않으면 결코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길 때이다.
'강한 말일수록 장문으로 잡아라. 그리고 간신히 살아갈 길을 터 주어라.'라는 계책.
적을 달아날 길도 없게 추격하면 맹렬한 반격을 받게 되니 일부러라도 간신히 살아갈 길을 터주어야 한다.
추격할 때는 바짝 몰아붙이지 말고 놓치지 않을 정도로 쫓아서 그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투지가 사그라져 병력이 분산될 때를 기다려 붙잡는다.
이와 같이 용병하면 피를 흘리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소위 놓아준다는 것은 적이 완전히 달아나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이 아니라 추격을 다소 느슨하게 하라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놓아야 하고 언제 잡아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략과 전술을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그 기회를 포착해야 하건만 쉽지 않은게 인생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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